마우스 클릭 지연의 모든 것 — 폴링 레이트, 디바운스, 무선 연결
손가락이 버튼을 누른 순간과 PC가 "클릭됐다"고 인식하는 순간은 같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는 스위치의 물리적 접점 처리, 마우스 내부 컨트롤러의 판정, USB 전송이라는 세 개의 관문이 있고, 각각이 몇 ms씩을 잡아먹습니다. 모니터 지연(이전 글)이 '신호를 눈에 보여주기까지'의 이야기라면, 이 글은 '클릭을 컴퓨터에 전달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폴링 레이트: 마우스가 말을 거는 빈도
마우스는 클릭이 일어난 순간 곧바로 PC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주기마다 자신의 상태를 보고합니다. 이 보고 빈도가 폴링 레이트(Hz)입니다.
| 폴링 레이트 | 보고 간격 | 최대 추가 지연 | 해당 제품군 |
|---|---|---|---|
| 125Hz | 8ms | 최대 8ms | 사무용 마우스, 일부 무선 마우스 |
| 500Hz | 2ms | 최대 2ms | 보급형 게이밍 마우스 |
| 1000Hz | 1ms | 최대 1ms | 게이밍 마우스 표준 |
| 4000~8000Hz | 0.25~0.125ms | 1ms 미만 | 최상위 게이밍 마우스 |
클릭이 보고 주기 사이에 발생하면 다음 보고 시점까지 대기하므로, 평균 지연은 보고 간격의 절반입니다. 즉 사무용 마우스(125Hz)와 게이밍 마우스(1000Hz)의 차이는 평균 3.5ms 정도입니다. 1000Hz를 넘어가는 초고폴링은 반응속도 테스트 기록에는 사실상 차이를 만들지 못하며, 고주사율 모니터와 조합된 게임 환경에서 조준 궤적의 부드러움에 기여하는 영역입니다.
디바운스: 클릭 한 번을 확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
기계식 스위치는 접점이 붙는 순간 미세하게 튕기며 여러 번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채터링). 이걸 그대로 신호로 올리면 클릭 한 번이 더블클릭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마우스 컨트롤러는 일정 시간 신호가 안정되기를 기다렸다가 클릭으로 확정합니다. 이 대기 시간이 디바운스 타임이고, 제품에 따라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 기계식 스위치: 약 4~20ms. 오래 써서 접점이 마모될수록 채터링이 심해져 제조사가 여유 있게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 게이밍 마우스(전용 소프트웨어에서 조절 가능): 약 1~8ms. 일부 제품은 사용자 설정을 지원합니다.
- 옵티컬 스위치: 1ms 미만. 물리 접점 대신 광센서 차단으로 클릭을 감지하므로 채터링 자체가 없어 디바운스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폴링 레이트보다 오히려 디바운스가 만드는 지연 폭이 큽니다. 반응속도 기록에 민감하다면 폴링 레이트 숫자보다 옵티컬 스위치 탑재 여부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무선 마우스: 전용 리시버와 블루투스는 완전히 다르다
"무선은 느리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연결 방식에 따라 갈립니다.
- 2.4GHz 전용 리시버: 게이밍 무선 마우스가 쓰는 방식으로, 최신 제품은 유선과의 차이가 1~2ms 이내입니다. 사실상 유선과 동급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 블루투스: 절전 위주로 설계된 프로토콜이라 연결 상태에 따라 10~30ms 이상의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휴대성은 좋지만 반응속도 측정이나 FPS 게임에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전용 리시버 방식이라도 주의점은 있습니다. 리시버를 PC 뒷면 포트에 꽂아 책상·본체가 전파를 가리면 재전송이 발생해 순간적인 지연이 튈 수 있습니다. 연장 케이블로 리시버를 마우스 가까이 두는 것이 안정적입니다. 배터리 부족 시 절전 모드로 폴링을 낮추는 제품도 있으니 측정 전에는 충전 상태도 확인하세요.
터치스크린은 왜 구조적으로 느린가
스마트폰으로 측정하면 데스크탑보다 30~80ms 느리게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 터치 스캔 주기 — 터치 패널도 마우스처럼 주기적으로 접촉을 스캔합니다. 보통 60~120Hz로, 이것만으로 평균 4~8ms.
- 터치 판정 처리 — 운영체제는 이 접촉이 탭인지, 스와이프의 시작인지 판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손가락 면적의 무게중심 계산과 노이즈 필터링이 포함되어 수십 ms가 걸립니다.
- 브라우저 이벤트 체인 — 모바일 브라우저는 터치 이벤트를 앱 수준까지 전달하는 경로가 데스크탑의 마우스 이벤트보다 깁니다.
그래서 본 사이트를 포함한 모든 브라우저 기반 테스트는 모바일 기록과 데스크탑 기록을 서로 비교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모바일끼리의 비교, 혹은 같은 폰에서의 추이 관찰은 유효합니다.
실전 체크: 내 입력 지연 줄이기
- 블루투스 마우스로 측정하고 있다면 유선 또는 전용 리시버 방식으로 바꿔 보세요. 가장 큰 개선 폭입니다.
- 게이밍 마우스라면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폴링 레이트 1000Hz, 디바운스 최저값으로 설정합니다. 단, 디바운스를 너무 낮췄을 때 더블클릭 오작동이 생기면 한 단계 올리세요.
- 무선 리시버는 마우스에서 가까운 앞면 포트나 연장선에 연결합니다.
- 더블클릭이 잦아진 오래된 마우스는 스위치 마모로 디바운스가 불안정해진 상태입니다. 기록 편차가 커졌다면 장비를 의심해 보세요.
참고 자료
- 폴링 레이트별 보고 간격과 평균 지연은 USB HID 폴링 주기의 정의에 따른 계산값입니다.
- 스위치 디바운스와 옵티컬 스위치 동작 방식은 주요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의 공개 기술 문서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