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주사율과 인풋랙 — 60Hz와 240Hz의 차이는 실제로 몇 ms일까
반응속도 테스트에서 화면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순간은, 사실 컴퓨터 내부에서는 꽤 긴 여정의 끝입니다. 브라우저가 색을 바꾸기로 결정한 뒤에도 그 결과가 여러분의 망막에 도달하려면 그래픽 카드의 프레임 출력, 모니터의 화면 갱신, 픽셀의 색 전환을 차례로 거쳐야 합니다. 이 여정에 걸리는 시간이 바로 디스플레이 쪽 인풋랙(정확히는 출력 지연)이고, 반응속도 기록에 고스란히 더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그 지연이 단계별로 몇 ms인지 계산해 봅니다.
주사율: 화면은 연속이 아니라 슬라이드쇼다
모니터는 화면을 연속적으로 바꾸지 않습니다. 정해진 간격으로 새 그림을 통째로 갈아 끼우는 슬라이드쇼에 가깝습니다. 이 갱신 빈도가 주사율(Hz)이고, 갱신 간격은 1000ms를 주사율로 나눈 값입니다.
| 주사율 | 프레임 간격 | 평균 대기 지연 | 주 사용처 |
|---|---|---|---|
| 60Hz | 16.7ms | 약 8.3ms | 일반 사무용 모니터, 보급형 노트북 |
| 120Hz | 8.3ms | 약 4.2ms | 최신 스마트폰, 고급 노트북 |
| 144Hz | 6.9ms | 약 3.5ms |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
| 240Hz | 4.2ms | 약 2.1ms | 주력 게이밍 모니터 |
| 360Hz | 2.8ms | 약 1.4ms | 프로·준프로용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균 대기 지연'입니다. 색상 변경 명령이 프레임 갱신 직전에 도착하면 거의 즉시 표시되지만, 갱신 직후에 도착하면 다음 갱신까지 한 프레임을 통째로 기다려야 합니다. 평균적으로는 프레임 간격의 절반만큼 기다리게 되므로, 60Hz에서 240Hz로 바꾸면 평균 지연이 약 8.3ms에서 2.1ms로, 6ms가량 줄어드는 셈입니다.
"고작 6ms?"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주사율의 진짜 가치는 평균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가 줄어드는 것에 있습니다. 60Hz에서는 운이 나쁘면 16.7ms를 통째로 기다리는 회차가 생기고, 이것이 회차 간 기록 편차를 키웁니다. 240Hz에서는 최악의 경우도 4.2ms라서 기록이 훨씬 고르게 나옵니다. 반응속도 테스트에서 고주사율 모니터 사용자의 기록 편차가 작은 이유입니다.
픽셀 응답속도: 색이 '바뀌는 중'인 시간
모니터가 새 프레임을 받아도 픽셀이 즉시 목표 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액정이 물리적으로 재배열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것이 픽셀 응답속도(보통 GtG, 회색→회색 기준)입니다. 스펙표에는 1ms라고 적혀 있어도 실측으로는 3~10ms가 걸리는 패널이 흔하고, 저가형 패널이나 오버드라이브를 끈 상태에서는 그 이상도 나옵니다.
반응속도 테스트 관점에서 픽셀 응답은 색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게 만듭니다. 빨강에서 초록으로 바뀌는 과도기가 길수록 뇌가 변화를 확신하는 시점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게이밍 모니터의 오버드라이브(응답속도 가속) 옵션을 '보통' 수준으로 켜 두면 이 과도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고 단계는 역잔상(색이 반대로 튀는 현상)을 만들 수 있으니 중간 단계가 무난합니다.
V-Sync: 화면 찢김과 지연의 거래
V-Sync(수직 동기화)는 그래픽 카드의 프레임 출력을 모니터 갱신 주기에 강제로 맞추는 기능입니다. 화면 찢김(테어링)은 사라지지만, 완성된 프레임을 다음 갱신 시점까지 대기시키므로 한두 프레임 분량의 지연이 추가됩니다. 60Hz 기준으로 16~33ms가 더해질 수 있으니 반응속도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부담이 큰 편입니다.
일반 게임에서는 그래픽 설정에서 V-Sync를 끄는 것으로 해결되지만,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웹 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화면 갱신 주기에 동기화되어 동작합니다. 즉 브라우저 기반 반응속도 테스트는 구조적으로 V-Sync가 켜진 것과 비슷한 조건이며, 이는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같은 조건에서 측정되므로 자기 기록 추적에는 문제가 없고, 다만 실험실 장비 측정값보다 절대값이 높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TV로 측정하면 안 되는 이유
거실 TV에 PC를 연결해 측정하면 기록이 크게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TV는 화질 개선을 위해 프레임 보간, 노이즈 제거 같은 영상 처리를 거치는데, 이 처리에 수십 ms에서 심하면 100ms 이상이 걸립니다. TV로 게임이나 측정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게임 모드'를 켜세요. 영상 처리를 건너뛰어 지연을 10~20ms 수준까지 낮춰 줍니다.
그래서, 모니터를 바꾸면 기록이 얼마나 좋아질까
현실적인 기대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60Hz → 144Hz: 평균 지연 약 4.8ms 감소 + 편차 감소. 체감 변화가 가장 큰 구간입니다.
- 144Hz → 240Hz: 평균 지연 약 1.4ms 감소. 측정 기록보다는 게임에서의 부드러움 차이가 큽니다.
- V-Sync 해제(게임 내): 상황에 따라 10~30ms 감소. 비용이 들지 않는 가장 큰 개선입니다.
- TV → 모니터(또는 게임 모드): 수십 ms 감소 가능. 가장 극적인 개선 구간입니다.
기록 10~20ms 개선을 위해 장비에 투자할지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순서는 분명합니다. 게임 모드·V-Sync 같은 무료 설정부터 정리하고, 그다음이 하드웨어입니다. 입력 장치 쪽 지연은 마우스 클릭 지연 문서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참고 자료
- 각 주사율별 프레임 간격과 평균 대기 지연은 주사율의 정의(1000ms ÷ Hz)에 따른 계산값입니다.
- 픽셀 응답속도(GtG)와 오버드라이브 동작 방식은 디스플레이 리뷰 전문 매체들의 공개 실측 방법론을 참고했습니다.